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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all or nothing thinking (이분법적 사고)' 극단적인 사고 인지 오류

by 전수봉 2023. 1. 1.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들이 부딪치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그들은 삶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려가지 못합니다. 기분이 좋으면 무엇이든 이룰 듯한 기세로 달려가다가도 기분이 한번 고꾸라지면 모든 일에 시큰둥해지고, 비관적으로 반응합니다. 'all or nothing thinking (이분법적 사고)' 은 극단적인 사고를 하는 인지 오류입니다. 착하지 않으면 못된 것, 성공이 아니면 실패들 모든 경험을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이 없습니다. '이 정도면 괜찮다'가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매사 불안하고 불만족스럽고, 자기 자신이 못마땅합니다. 그런데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들은 행동함에서도 'all or nothing thinking (이분법적 사고)' 의 태도로 임합니다. 기분이 좋을 땐 한없이 긍정 적립이다.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목표도 높게 잡고 계획도 거창하게 세웁니다. 그러나 현실성이 부족한 만큼 일은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 기분까지 안 좋아지면 하강 곡선에 속도가 붙습니다. 감자기 의욕이 사라지고,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뜻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크게 기대하고 시작했지만 제대로 해 보지도 못하고 포기했던 일이 여러 개입니다. 그러자 갑자기 바람 빠진 풍선처럼 모든 기대가 홀연히 사라집니다. '내가 하는 일이 늘 그렇지 뭐. 잘될 리가 있나.'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들은 무기력에 잘 빠집니다. 그들은 무슨 일이든 그것을 하려면 당연히 기분이 따라 줘야 한다고 느낍니다. 한마디로 의욕이 생겨야 움직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변함없이 매사에 의욕적인 사람을 본 적 있나요? 사람의 기분은 좋았다가 나빴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아침에 의욕적이지만 저녁이 되면 차분해지고, 어떤 사람은 일을 시작할 땐 조심스럽다가도 중간에 탄력이 붙습니다. 이렇게 기분은 컨디션에 따라, 시기에 따라 바뀝니다. 그런데도 기분이 내키면 행동하겠다는 태도는 우연에 인생을 전부 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기분이 아닌 의지에 따라 행동합니다. 하기로 했으면 의욕이 생기든 말든 일단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이부자리에서 나오기 싫습니다. 그래도 아침 운동을 하기로 했으면 일어납니다. 정 하기 싫으면 이부자리 위에서 스트레칭이라도 합니다. 이 사소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낳습니다.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가만히 있으면 머릿속만 복잡해집니다. '아, 지금 이 일을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하기가 싫지? 그러고 보니 난 꼼지락거리는 나쁜 습관이 있는 것 같아. 대학생 때도 그랬지. 리포트를 제때 낸 적이 몇 번 없었어. 아. 난 정말 타고난 게으름뱅이인가 봐. 오늘도 그른 것 같아.'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과거에서 미래를 헤집고 다니며 부정적인 생각을 강화합니다. 결국 무기력은 한층 더 깊어지고 말지요. 목표를 향해 정진할 때는 반드시 이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분이 행동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기분을 좌우한다는 점을 말입니다.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라면 기분의 저항을 무찌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좌절하지 말고, 하기로 한 일을 그냥 해 보세요. 만약 계획한 일이 너무 버겁다면 지금 실행할 수 있는 작은 일로 쪼개어 시작해 보세요. 아침 운동을 꼭 헬스장에서 할 필요가 있나요? 집 밖으로 산책하러 나가도 오늘은 성공입니다. 거창한 계획은 기분 좋았던 내가 살짝 '오버' 해서 세운 거라고 생각하세요. 중요한 것은 아주 작은 계획이라도 실천에 옮기는 태도입니다. 몸을 움직이면 부정적인 생각이 멈추고, 무기력했던 기분도 조금씩 풀립니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면 어느새 목표 달성에 가까워집니다. 감정 기복을 이기고 꾸준한 노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감정이 아니 의지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결심이고, 둘째는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목표 설정입니다. 만약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데 자꾸만 실패한다면 그 수준이 너무 높아서일 수 있습니다. 목표는 결과가 아닙니다. 당연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 둘을 헷갈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직장이 개인적인 가치관과 맞지 않아 이직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그때 목표는 '가치관에 부합하는 직장으로의 이직 성공' 이 아닙니다. 이직을 위해 '온라인 구직 사이트를 검색하기', '최소한 다섯 곳에 이력서 내 보기', '해당 직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게 조언 구하기'가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결과를 목표로 설정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그것을 달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할 수 있는 일을 목표로 세우면 결과와 상관없이 목표 달성은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목표 달성의 경험이 늘어날수록 자신감이 생기고, 감정에 기대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커지지요. 목표를 정했다면 실행의 수준을 '최상', '만족할 만한', '허용할 수 있는 것이 나누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아침 운동을 목표로 삼았을 때 '최상'은 헬스장에 가서 한 시간 이상 운동하는 것, '만족할 만한' 은 밖으로 나가 30분 이상 산책하는 것, '허용할 수 있는'은 집에서 스트레칭하는 것으로 세울 수 있겠지요. 아무리 기분이 안 좋고 저조해도 '허용할 수 있는' 수준은 꼭 실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들은 자기를 방해하는 감정이 떠오를 때 그것을 빨리 알아채고 대응합니다. 그래서 의지에 따라 행동할 수 있지요. 만약 당신이 감정에 휘둘리는 편이라면, 감정이 느껴지는 그 순간을 인지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한 좋은 방법이 감정을 기록해 보는 것입니다. 감정을 인지하는 훈련을 빼먹지 않도록 익숙한 행동 뒤에 연결해 보세요. 예를 들어 양치질한 뒤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처럼 매일 하는 행동에 이어 붙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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