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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관계에서 홀로 선다는 것, 뿌리가 튼튼한 사람

by 전수봉 2023. 1. 4.

관계에서 홀로 선다는 것의 진짜 의미는 뿌리가 튼튼한 사람, 즉 내면세계가 건강한 어른은 타인의 시선과 잣대에 구애받지 않고 확신을 가지고 자기 자신에게 가장 멋진 존재로 살아갑니다.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감정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무엇이든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매우 타당하니까요. 또 내 생각을 점검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생각이 그대로 흘러가도록 놔두지 말고, 생각과 사실을 제대로 구별하여 헛되고 부정적인 생각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뿌리 깊은 사람은 자기 행동을 지지하는 법을 통해 길러집니다. 각 감정이 일으키는 행동과 그에 반대되는 행동을 정리한 표를 보면서, 기습적으로 찾아오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자기 행동을 의식적으로 취해, 자기 행동을 지지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모두 도움을 주고받아야 생존이 가능한 생명체라는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요. 사람들이 꼭 이기적이지만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득이 없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람들은 기꺼이 움직입니다. 그리고 부탁은 가장 인간적인 행동이자 서로를 성장시키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제대도 된 부탁은 진정한 욕구를 채우기 위해 상대에게 무엇을 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진정한 욕구를 파악하는 데 꽤 애를 먹습니다. 그 욕구는 자신의 연약한 부분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 배려받고 싶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다, 치유되고 싶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싶다. 우리의 내면에는 이런 욕구들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이것을 내보였다가 거절당하면 얼마나 큰 상처가 크겠습니까. 실제로 크게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면 그 아픔은 오래가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진정한 욕구를 그대로 내보였다가 거절당할 것을 대비해 다양한 방어막을 구축합니다. 원하는 바를 먼저 요청하지 않고 상대가 당연히 그 일을 해 주기를 기다립니다. 만약 알아서 해 주지 않으면 상대를 비난합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결합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원할 수밖에 없고, 타인에게 기대어 살 수밖에 없지요. 다른 사람을 기꺼이 도우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요. 앞서 부탁을 인간적인 행위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부탁은 우리 모두의 가장 약하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드러내는 행동입니다. 만약 진정한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면 상대를 비난하는 대신 필요한 것을 제대로 요청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합니다. "나는 이 관계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나에게 숨은 진정한 욕구는 무엇인가?"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자동으로 반응하는 심리적인 습관에 일시 정지 버튼부터 눌러야 합니다. 불안, 두려움이 자극받는 순간 감정에 휩쓸려 생각하고 행동하지 말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다루기 힘들어하는 감정이 어디서부터 기인했는지, 그 안에 숨어있는 진정한 욕구는 무엇인지 스스로 파악해야 합니다. 관계에서 홀로서기란 혼자서 모든 일을 해내겠다며 울타리를 높게 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자신의 약한 부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진짜 욕구를 찾아내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상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행동입니다. 나와 타인에 대해 열린 태도로 임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쉽게 부러지지 않아요. 어려움이 닥쳐도 솔직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홀로 설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과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서로 돕고 도우면서 말이지요. 자신의 약점을 편안하게 대하고, 상대에게 자연스럽게 원하는 바를 부탁하는 사람은 대인 관계에서 날카롭고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적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를 대할 때도 숨은 의도를 추측할 필요가 없으니 부담감이 적습니다. 굳이 애쓰고 꾸미지 않는데도 호의를 베풀려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인간적인 면을 솔직히 드러낼 때 나타나는 놀라운 관계의 변화입니다. 있는 그대로 상황을 관찰하고 감정을 느끼려고 노력할수록 우리는 습관적이고 자동적인 반응에서 벗어나 진정한 욕구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부탁은 쉬워지고 부드러워지지요. 상대방의 요청을 들어주는 입장이 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을 향해 기분 나쁜 비난을 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정말로 당신을 공격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는 이상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있다고 파악해야 합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어설픈 방식을 택했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경청이 중요합니다. 경청이란 상대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고 반영해 주는 것입니다. 몸짓으로, 어조로, 말투로 당신의 말을 정확히 듣고 있다고 표현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경청하는 사람은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습니다. 만약 대화 도중에 다음에 할 말을 생각하거나 상대와 문제를 판단하고 있다면 이미 딴생각이 끼어든 것입니다. 경청의 효과는 대단합니다. 우선 말하는 사람이 대화의 과정에서 스스로 돌아보고 상황을 관찰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말이 온전히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면서 관계가 더욱 돈독해집니다. 이때 피어난 믿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두려운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게 됩니다. 자동적인 반응에서 벗어나 진정한 욕구에 다가갈 용기를 내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사람은 공격적인 말투와 행동을 멈추고 비로소 제대로 부탁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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