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의 패턴의 아는 것이 먼저다.

내 감정의 패턴의 아는 것이 먼저다. 누구에게나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위약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에서만큼은 냉철하고 현명하게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 부적절한 사랑에 빠져 허우적댑니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인 관계를 이끌어 가는 사람인데 가정에서 배우자와 자녀를 대할 때는 상처 주는 말을 밥 먹듯이 내뱉습니다. 내사 유쾌한 사람이 자기를 평가하는 말에는 갑자기 날을 세우고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그러기도 하고, 그러고 싶지 않은데 행동이 앞서기도 합니다. '내 차 안에 탑승객' 이 자극을 받는 순간이지요. 차 안에 탄 승객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같은 이을 겪고도 각기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부드럽게 넘어가는 문제 앞에서 유독 요동치고 흔들이는 감정 때문에 당황했던 적은 없나요? 보통은 분노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세게 화를 내는 자신에게 실망한 적은 없었는지요. 어떤 상황에서든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모나지 않게 행동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누구나 남들에게 없는 나만의 예민한 구석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부분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후회하는 시나리오가 반복되는 것이고요. 즉 타인과 다른 나만의 감정이 패턴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자신만의 감정 패턴을 파악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감정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후회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그 감정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차근차근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예민한 부분을 건드려서 일어나는 감정은 너무 격렬해서, 그것이 느껴지는 순간 한 몸처럼 결합하고 맙니다. 중간에 감정과 분리되어 그것을 인식하고 통제할 힘 자체를 상실하게 되지요. 그래서 감정 패턴을 미리 알고 이에 의식적으로 대응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인생의 가장 큰 괴로움은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을 뜻대로 해보려고 고집을 피울 때 생깁니다. 아무리 자식이라도 부모가 바라는 대로 자라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랑해도 상대에겐 그만의 의지가 있습니다. 하다못해 나조차도 내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데, 타인이 내 마음처럼 행동하지 않는다고, 일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고 괴로워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가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할 때 삶은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다른 것은 몰라도 내 마음만은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세상과 타인이 뜻대로 안 움직이는데, 내 마음 하나 통제해서 뭐 하냐고요? 그 힘은 예상외로 대단합니다. 마음을 통제하는 일은 자기가 어떤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한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것입니다. 감정과 생각이 올라올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 부닥쳐서 '화가 난다', '억울하다', '옳지 않다'라는 감정과 생각에 휘둘려 자동으로 반응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자기가 쓴 안경을 세상 전체로 착각하는 태도와도 완전히 다르지요. 그렇게 되면 우리는 편견과 집착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고, 자극에 따라 반응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행동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마음을 통제하라고 하면 불안, 두려움 같은 감정은 억누르고, 생각의 오류는 수정하며, 세상에 대한 왜곡된 믿음은 제거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감정을 억누를수록 더 튀어 오르고, 생각도 안 하려고 애쓰면 더 떠오르며, 어려서 형성된 세상에 대한 믿음도 단번에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노력이 오히려 기존의 세계관을 더욱 강화하는 약 효과를 가져오지요. 내 마음을 통제한다는 것은 감정과 생각과 행동 충동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나를 망치는 감정 패턴에 이별을 고하는 법 우리는 감정, 생각, 행동 사이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패턴은 저마다의 세계관에 근거하여 형성되지요. 보통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래서 비슷한 방식으로 화를 내고 자책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바꾸고 싶은 심리 습관이 있다면 감정 패턴부터 살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감정 패턴을 살펴보려면 관찰자의 입장이 되어야 합니다. 감전 패턴을 알게 되면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객관성을 획득하게 됩니다. ' 저 사람이 왜 저러지?' , '일이 왜 자꾸 꼬이지?' 하면서 괴로워하기보다 '내가 고집을 피우니까 힘든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통제 불가능한 것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관점을 전환하는 것으로, 그때부터 나를 망치는 감정 패턴은 위력을 잃게 됩니다. 성숙한 어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정의가 가능할 테지만,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어른의 삶은 결국 홀로 단단하게 살아가는 삶, 즉 독립된 삶입니다. 타인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선택해서 실행하고 책임지는 삶입니다. 그만큼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선택은 곧 자존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선택에는 권위가 담겨 있습니다. 중요한 선택 앞에서 조언이 필요할 때 우리는 그 방면에 경험이 많거나 통찰력이 깊은 사람을 찾아갑니다. 그의 판단과 권위를 믿고 인정하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스스로 선택한다는 것은 내가 나를 믿는다는 뜻입니다. 내가 나를 잘 알고 있음을, 더 나아가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선택을 쉽게 하지만, 자존감이 낮을수록 선택을 주저하고 타인에게 권한을 위임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선택을 후회 없이 잘 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해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뇌에는 '안와전두피질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의사결정 과정에 본능적인 감정을 참여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손상된 사람은 무엇이든 잘 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뇌에서 이성의 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은 멀쩡하기에 논리적으로 각각의 선택지가 가진 장단점을 따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사람은 옳다는 생각만으로는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하며, 옳다는 느낌이 있어야만 무언가를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즉 선택에 있어 감정은 필수라는 뜻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