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적당히 부족하고 적당히 괜찮은 사람이다. 내가 나에 대한 테두리를 넓게 쳐 줄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면에선 출중하고 어떤 면에선 부족합니다. 어떨 땐 타인과 살갑게 지내고 싶어 안달하다가도 갑자기 거리를 두고 싶어집니다. 가끔은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다가 갑자기 땅 밑으로 푹 꺼집니다. 이렇게 모순덩어리인 나 자신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인정하면 타인의 말과 행동도 "그럴 수 있지 뭐"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런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니까요. 불필요하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백하게 이해됩니다. 그들은 도움을 요청할 때도 스스럼이 없습니다. 자기에게 있는 부족한 점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있기에 그 부분에 관해 정확히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것이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일 이하며 두려워하거나 통제력을 상실할까 봐 걱정하지 않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는 만큼 뛰어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성 주민과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을 때만 우리는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얕은 관계에서는 멋있는 모습, 괜찮은 모습만 보여 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관계는 서로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받아들여 주고 좋아해 주는 사이일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 나를 감추기보다 드러내 보여 주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내가 먼저 받아들이려고 애써야 합니다. 어떻게 타인과 관계를 맺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개인주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도 이것입니다. 나를 지키겠다는 미명하에 자꾸만 성벽을 높게 쌓지 마세요. 누군가 침범해 들어올까 봐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성문을 열어도 성채는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제대로 의존할 때 우리는 훨씬 강해지고 부드러워집니다. 그러니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건 닫힌 성문을 여는 그 사소하고도 단순한 용기뿐입니다.
의존성을 다루는 법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인간은 없습니다. 의존을 나쁘게만 보지 마세요. 어른의 홀로서기란 의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되며, 독립과 의존 욕구 사이에서 서핑하듯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입니다.
만약 당신이 어느 부분에서 성벽을 높게 쌓고 있다면, 건강하게 의존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한 의존이란 부족한 부분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 부분에 관해 힘 있는 사람에게 정확히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술, 무분별한 관계들에 의존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지요. 정확하고 객관적인 의존은 나와 타인 모두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만약 당신이 지나치게 타인에 의존적이라면, 우선 그런 의존 욕구 자체를 인정해 보세요. 그리고 "그럴 수도 있지 뭐"하고 넘기는 연습을 해 보세요. 타인의 반응에 대한 민감성을 낮추어 심약한 정신력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동시에 당신이 가진 여러 정체성을 떠올리며 각각의 장점을 찾아보세요. 전체로서의 '나'가 괜찮으면 웬만한 일엔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삶에 관한 단 하나의 진실, 결코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부정적인 감정은 피해야 하고, 긍정적인 감정은 정상이라는 생각의 뿌리에는 삶이 뜻하는 대로 흘러가야 한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을 피해 가려면 그런 감정을 일으키는 상황 자체를 피해 가야 합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내 주변에는 늘 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가득해야 하고 만큼 일은 술술 풀려야 합닏. 머리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속마음은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이 올바르고 정의롭다고까지 느끼지요. 하지만 인생이 정말로 그렇게 흘러갈까요? 저는 자동차의 비유를 들어 삶을 설명합니다. 자동차는 종류가 많고 각기 다른 장단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프차는 험한 비포장도로를 쉽게 달리고 둔덕도 거뜬히 넘어갑니다. 대신 가속 능력은 떨어지지요. 반대로 스포츠카는 빠르고 날렵하지만 거의 쓸모없을 뿐만 아니라 유지비가 많이 듭니다. 우리도 자동차와 비슷하게 각기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감각이 예민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잘 떠올리지만 쉽게 지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둔감해서 성장 속도가 느리지만 위기에 강해서 금방 포기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목표 지향성이 강해 불도저처럼 앞을 향해 나아가지만 인간관계 측면에선 취약합니다. 반대로 타인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헤아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느라 크고 중요한 일을 성취해 낼 기력이 부족하지요. 자기의 장점이 잘 발현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큰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경주용 트랙 위에서 스포츠카가 쏜살같이 달리고, 험한 사막에서 지프차가 끝까지 달려가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차종'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우리 앞에 어떤 도로가 펼쳐질지, 즉 삶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나라는 차종과 도로가 궁합이 잘 맞는다면 운이 좋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반대로 도로가 영 껄끄럽고 불편하다면 운이 별로 안 좋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운은 우리가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무수한 사건은 우리의 통제력 바깥에 있기 때문에, 사는 동안 불편하고 억울한 일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불쾌한 감정을 피해 가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불편한 감정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을 피해 갈 수 없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마음이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진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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