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은 본래 자신을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는 습성이 있다. 자신의 재력, 가진 물건, 이별의 '승자'가 누구인가 등등에 대한 감전이 남들의 경험과 밀접히 얽혀 있다. 사회적 비교는 자신이 가진 것과 무난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조종하게 혼란을 야기한다. 그리고 남들의 환경을 자신의 지표로 삼을 경우엔 다른 누군가보다 비교적 더 좋기만 하다면 자신에게 객관적으로 더 나쁜 결정을 내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쯤에서 심리학 에이머스 트버스키와 데일 그리핀이 일단의 대학생들에게 가정해보게 했던 다음의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통신학의 대학원 학위 수료한 후 1년 기간제 일자리로 두 곳의 잡지사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상상해보라.
(A) A라는 잡지사는 3만 5,000달러의 연봉을 제안했다. 하지만 학력과 경력이 당신과 똑같은 수준의 다린 직원들은 3만 8,000달러를 받고 있다.
(B) B라는 잡지사에서는 3만 3,000달러의 연봉을 제안했다. 하지만 학력과 경력이 당신과 똑같은 수준의 다른 직원들의 3만 달러를 받고 있다.
얼핏 생각하기엔, 논리적으로 따질 때 급여를 더 높게 주는 쪽에 더 높은 만족감을 품어야 마땅할 듯하다. 하지만 조사 결과는 달랐다. 조사에 참여한 학생들의 3분의 2 가까이가 더 만족감이 높을 것 같은 일자리로 B 잡지사를 선택했다. 객관적으로 A 잡지사는 보다 낮은 급여를 주지만 동료 직원들보다는 비교적 더 많은 급여를 주는 곳을 골랐다는 얘기다. 단, 여기에서는 주목할 또 다른 점도 있다. 대다수 학생이 최종 결정을 내릴 때는 객관적으로 급여가 더 높은 일자리를 선택하겠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소득에 더 흡족감을 느낄 만한 일자리로 선택된 곳은 두 번째 선택안이었다. 말하자면 급여가 더 낮더라도 동료들보다 앞서 있는 한은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받아들여진 것이었다. 연구진은 비교가 자신의 재력에 대한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실제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들도 살펴봤다. 그중에는 2010년에 워릭 대학의 과학자팀이 영국에 거주하는 1만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소득수준과 삶의 만족도를 연구한 자료도 있다. 워릭 대학의 이 연구에서는 한 사람의 급여와 그 사람의 정서적 행복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도 발견하지 못했고, 이는 기존 연구와도 일치되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대다수 연구보다 조금 더 깊이 있게 파고들어 이 문제의 또 다른 측면을 살펴봤다. 개개인별 이웃들의 평균 소득이었다. 연구팀은 영국 가구 패널조사를 분석하여 각 사람의 급여를 인근 거주민들과의 연 소득과 비교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각 사람의 소득이 주변 이웃의 소득보다 높은지 낮은지 대조해볼 수 있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삶의 만족감 예측 척도는 총소득이 아닌 이웃들과 비교한 소득 등급이었다. 이는 등급-소득 가설, 즉 자신이 가진 것에 따라서가 아니라 자기 재산이 주변 사람들과 비교해서 어느 수준인지에 따라서 만족감을 느낀다는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결과였다. 다른 사람들 모두가 가진 것을 기대치의 기분으로 삼으면 소득이나 권한 더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점을 감안하면 계속해서 부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실질적 행복도가 높아지지 않는 이유도 수긍된다. 부가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비교의 기준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분자가 증가하는 것과 동시에 분모도 대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운동장같이 넓은 집에 살면서 BMW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그 동네의 사람들 모두가 자신보다 두 배는 더 큰 집에서 떵떵거리며 살며 집 앞에 마세라티와 페라리를 주차해놓는다면 이 BMW 소유자로선 자기 집이 남들과 비교해서 하찮게 느껴질 만도 하다. 심지어 불만을 느낄 수도 있다.
수년 전에 트버스키와 그리핀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질문을 던지며 벌였던 그 사고 실험의 결과도 이런 추정과 일관된다는 실험의 자료가 뒷받침해주고 있다시피 직업 만족도는 오로지 급여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 대부분 실질적으로 돈을 더 많이 주는 일자리가 아니라 비교적 돈을 더 많이 주는 일자리에서 더 만족감을 느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만족감은 실질적 환경이 아닌, 주변 사람들과 비교해서 자신이 조금 더 낫다는 느낌과 결부된 듯하다. 그렇다면 행복에 이르는 길을 주변 사람들보다 더 많이 갖는 문제로 봐야 할까? 글쎄, 그런 식의 생각도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 않을까?
행복한 사람들과 불행한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을 꼽으라면 자기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과 자존감을 들 만하다. 행복한 사람들은 내면의 가지와 기분에 따르며 자신보다 잘나 보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불행한 사람들은 다르다.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자신이 주변 사람들과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더 나아야만 스스로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는 편이다. 아이스크림 얼마나 맛있는지, 초봉이 얼마나 높지 않은 따위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며, 자신이 가진 것이 다른 모든 사람이 가진 것보다 많으냐를 중요시한다. "비교는 기쁨을 훔쳐 가는 도둑이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한 말이다. 이제 이 말은 과학적 증거로도 뒷받침되고 있다. 오늘날의 미디어 소비 방식을 감안하면 사회적 비교는 불가피한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런 비교 풍조에 대항하기에 좋은 전략이 몇 가지 있다. 그것도 당장 페이스북을 끊어버리지 않아도 되는 전략이다. 사회적 비교의 악영향에 휘말리지 않는, 가장 행복한 군의 새내기 성인들에게서 발견되는 특정 지은 가지는 자신보다 더 나아 보이는 누군가와 마주쳤을 때 관심을 두는 초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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