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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긍정심리학 [월스트리트 저널 '행복은 과대평가 되고 있는 게 아닐까?']

by 전수봉 2022. 11. 26.

긍정심리학 분야의 연구가들이 행복 증진 전략을 탐구·개발하려는 시도에 뛰어들었다. 심리학계에 이런 움직임이 일어난 계기는 긍정심리학 분야에서 그 이전부터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치유책 마련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온 덕분이었다. 행복 증진 전략의 연구는 전반적으로 의미가 있었다. 우울증 살펴봄으로써 교육계와 임상 의료계가 고통에 시달리는 수많은 이들에게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공해줄 만한 길이 보였기 때문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긍정심리학은 타임 타임스 잡지 등의 여러 미디어 매체에서 중요한 화두로 다루어졌다. 그에 따라 과학 관련 기사로 수백 차례 보도되면서 행복의 본질 및 행복을 늘리는 방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과학자들만 지식의 전파에 앞장선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자립 부문의 전문가 연설가들도 대중의 이해 증진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아마존에 들어가 행복 관련 책들을 검색하면 수백 권이 뜨기도 한다. 이제는 행복을 다루는 개념들이 흘러넘쳐서 신뢰할 만하면서 특히 새내기 성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보를 구분하기가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 비추어 볼 때 긍정심리학의 주목할 만한 장점 한 가지는 대다수의 연구가 바로 새내기 성인에 주된 초점을 두어 수행되어왔다는 점이다. 긍정심리학의 개념은 무슨 마법 같은 구상이나 직관적인 구상을 기반으로 삼지 않는다. 오히려 체계적인 관찰에 기반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엄밀히 과학적 검증을 거친 실증적 결론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게다가 긍정심리학에서 제시하는 증거는 현재도 수년 이후의 미래에도 꾸준히 적용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하다.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알아보기 전에 본질이나 행복의 추구와 관련해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몇 가지 있다. 행복학이 부상함에 따라 행복에 대한 오해와 행복학에 대한 비판 역시 늘고 있다는 접에서 이 문제는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몇 년 점에 월스트리트 저널에 '행복은 과대평가 되는 데 아닐까?'라는 의문 조의 기사가 실렸다.' 행복은 과대평가 되고 있다. 행복을 주제로 다룬 책들도 이런 폄하의 어조를 띠고 있다. 재닛 원터슨의 회고록 평범하면서 어떻게 행복할 수 있을까? 나 에런 라이카의 긍정 배신이 그 좋은 예다. 이런 책과 기사들이 쓰인 것도 아서왕의 기사들이 찾아다녔던 성배라도 되는 듯 여기면서 모든 불행과 병으로 부의 구제책으로 생각하는 오해다. 이런 오해에서 비롯된 발언들은 비록 선의이긴 해도 토대로 이루는 중요한 두 전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두 전제를 하나씩 짚어보면서 과학과 초자연적 허상을 알아보도록 하자·긍정심리학에서 중요시하는 문제는 언제나 늘 행복한 것이 아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완전한 행복이 긍정심리학의 목표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 내셔널 포스트에 실린 한 기사에서도 긍정심리학을 "만사를 부정적이고 안 좋게 여기는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앞날이 내내 낙관적으로 펼쳐지는 일이 전적으로 가능하다는 개념"으로 다루었다. 사실 분야의 신뢰할 만한 출처를 아무리 뒤져봐도 그런 개념은 없다. 
지금껏 여러 과학자가 수천 명에 이르는 각계각층은 사람들을 조사해왔으나 시종일관 언제나 행복한 사람은 아직 한 명도 찾지 못했다. 앞으로 그런 사람을 찾을 가능성은 없다. 이 분야의 일인자로 꼽히는 랜이 라슨 박사가 심각한 절망 상태에서부터 최고조의 희열 상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 심리 건강 상태에 따라 수집한 대학 재학생 수천 명의 자료를 연구하면서 확증되었다시피, 부정적 상태도 삶의 일부이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보통의 새내기 성인은 약 70퍼센트의 시간에 긍정적 상태를 겪는다. 지난 10일을 돌아보면서 그중 3일이 중립적이거나 기분 좋지 않은 날이었다면 사실상 아주 잘 지내고 있다. 가장 행복한 부류의 학생들조차 언제나 늘 행복하건 아니다. 90퍼센트 정도의 시간에만 행복하다. 따라서 가장 행복한 부류에 들어 있는 사람이더라도 지난 10일 중 적어도 하루는 울적한 날이 있었을 것이다. 고통 없는 삶을 향한 멸망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더러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반동효과의 한 예를 직접 느껴보자.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을 떠올려봐라. 머릿속으로 그 동물의 생김새 생생하게 그려봐라. 먹이는 무엇을 먹고? 참, 한가지 규칙을 깜빡하고 말해주지 않았는데 북극곰을 떠올려서는 안 된다. 빙산 위에 올라앉아 물속으로 뛰어들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털에 동그랗고 까만 눈을 가진 그 귀여운 흰곰만 아니면 어떤 동물이든 괜찮다. 북극곰만 떠올리지 않으면 된다. 앞의 마지막 문장을 읽기 시작할 때 북극곰을 떠올리고 있었든 아니었든 간에, 이 시점에서는 북극곰을 생각하고 있기 마련이다. 뭔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오히려 생각에 '반동'을 일으켜 일부러 애쓰지 않은 경우보다 그 생각을 훨씬 더 하게 된다. 우리의 감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기분은 안 좋은 날을 겪었을 때 안 좋은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써봐야 오히려 감정을 훨씬 악화시킨다. 차라리 불안감을 생산적으로 다루는 전략을 쓰는 편이 건강에 더 좋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다거나 글을 쓰는 식으로 감정을 말로 풀어내다 보면 그 일을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회복의 속도를 앞당길 수도 있다. 우리 인간이 복잡한 감정 체계를 진화시켜온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은 둘 다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두렵거나 불안한 감정은 환경이나 삶에서 변경이 필요할 만한 어떤 부분에 주목하도록 경고를 보내준다. 가장 최근에 기침했던 경우를 생각해봐라. 기침하는 것이 기분 좋지는 않았을 테지만 그 덕분에 전반적 신체 건강이 향상되었을 수도 있다. 기침하는 행위는 유해 물질을 분리해 몸에 더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내보내는 데 유용한 자연스러운 메커니즘이다. 심리적 면에서 감정도 비슷한 역할을 해준다. 불안이나 절망을 충동질할 소지가 있는 삶의 측면에 대해 깊이 생각하도록 자극하여 변화를 유도해주기도 한다. 물론 더러는 부정적 감정이 그 빈도나 정도가 너무 심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이처럼 부정적 감정이 병적인 지경이 이른 경우에는 반드시 임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단순한 비관, 순간적 불안이나 순간적 분노 같은 경우엔, 사실상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일 수도 있다. 즉, 뭔가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일지 모른다. 책이나 뉴스 기사, 혹은 대학생들로 가득 들어찬 강당에서의 기조연설에서 아주 흔히 드러내는 오해가 한 가지 있다. 긍정심리학에서 '언제나 늘 행복해지는' 비법을 찾아낸 줄로 여기는 오해다. 전혀 그렇지 않다. 안 좋은 날들도 인간사의 한 부분이다. 긍정심리학이 중시하는 초점은 오히려 안 좋은 날들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좋은 날들의 긍정적 영향을 활용하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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